자율주행차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 전동킥보드까지
■이동 혁명의 주인공, 마이크로 모빌리티
우리는 지금 이동 수단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자동차, 지하철 같은 전통적인 대중교통 외에도,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소형 전기차처럼 작고 민첩한 이동 수단이 도심을 누비고 있죠.
이들은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Mobility)"라고 불리며, 1~5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성, 기동성, 그리고 비용 절감입니다.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서도 차량 정체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적인 이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죠.
게다가 탄소 배출이 거의 없거나 극히 적기 때문에, 도시의 탄소중립 목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자율주행차 기술과 만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시 전체의 '스마트 모빌리티 네트워크'로 진화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율주행 기술이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어떻게 적용되고, 두 기술이 어떻게 통합될 수 있을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자율주행차 기술과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만남
자율주행차는 본래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위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하지만 그 기술적 요소들 (주변 인식, 경로 계획, 자율 주행 판단)은 크기나 형태에 상관없이 다양한 이동 수단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 모빌리티에도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면서 다음과 같은 혁신이 기대됩니다.
(1) 무인 호출 및 자율 주행 이동
필요할 때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를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면, 알아서 사람이 있는 곳까지 스스로 달려오는 모습, 상상해 보세요. 주차된 장소를 몰라 헤맬 필요도, 정리해 둘 걱정도 없습니다. 이미 일부 스타트업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킥보드를 개발 중입니다.
(2) 지능형 충전 및 배터리 관리
전동킥보드나 소형 전기차가 스스로 배터리 잔량을 인식하고, 충전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충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람이 수동으로 충전할 필요 없이, 도시 곳곳에 자율적으로 에너지 관리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죠.
(3) 통합 교통 시스템과 연동
자율주행차, 버스,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하나의 통합된 앱과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이동 경로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추천하고, 예약, 결제, 사용까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가 구현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이동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뀔지도 모릅니다.
■기술적 도전과 과제
물론, 자율주행 기술을 소형 이동 수단에 적용하는 데에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들도 있습니다.
(1) 소형화된 센서와 컴퓨팅 파워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는 공간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자동차처럼 큰 라이다나 고성능 컴퓨터를 탑재하기 어렵죠.
대신 초소형 센서, 경량화된 AI 칩셋, 저전력 통신 모듈이 필요합니다.
(2) 도심 환경의 복잡성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인도, 공원, 자전거도로 등 매우 다양한 공간을 이동합니다. 보행자, 애완동물,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애물 등 복잡한 변수들을 정확히 인식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법적·규제적 문제
현재 많은 국가에서 전동킥보드조차 교통법규 적용이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능이 더해지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보험 문제, 통행 허용 구역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해집니다.
(4) 통신 인프라
자율주행형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초고속 저지연 통신(5G/6G) 기반의 V2X(Vehicle to Everything)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모든 장비가 실시간으로 주변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죠.
이처럼 기술적, 제도적 허들이 존재하지만, 이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 이동 혁명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통합 사례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자율주행과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통합하려는 시도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1) 미국 – Tortoise
Tortoise는 원격조종 및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동킥보드를 개발했습니다. 사용자가
앱으로 호출하면, 가까운 킥보드가 스스로 찾아오고, 사용 후에도 알아서 주차 구역으로 이동합니다.
이는 현재 몇몇 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입니다.
(2) 유럽 – MaaS 플랫폼 확대
핀란드 헬싱키의 'Whim' 플랫폼은 대중교통, 택시, 자전거, 전동킥보드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했습니다.
여기에 자율주행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며, 이동 수단 간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한국 – 스마트 모빌리티 실험 도시
세종시와 판교 일대에서는 스마트시티 사업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셔틀, 전동 킥보드, 소형 전기차를 통합 관리하는 시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2025년까지 상용화 목표를 두고 있으며, 도심과 교외 지역을 연결하는 미래 교통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시 생활 전반을 혁신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론
이동의 미래는 통합이다
자율주행차와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별개의 흐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둘은 '스마트하고 유연한 이동성' 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대형 자율주행차로 도심 외곽까지 이동한 후, 자동으로 호출한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를 타고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일이 일상이 될지도 모릅니다.
도시의 모습도 바뀔 것입니다. 주차 공간은 줄어들고, 충전 스테이션과 무인 모빌리티 정거장이 곳곳에 생겨날 겁니다.
통합된 교통 네트워크는 이동을 훨씬 편리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물론 기술적 문제와 사회적 합의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율주행과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통합은 미래 도시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당신은 내일,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