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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누구를 살릴 것인가?

by info-sooji1004-blog 2025. 4. 7.

 

자율주행차, 누구를 살릴 것인가?

 

■선택의 순간,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판단할까?

한 번 상상해 보시겠습니까?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던 중 갑작스럽게 긴박한 상황을 맞이합니다.
왼쪽으로 피하면 길을 건너는 아이 셋을 치게 되고, 오른쪽으로 피하면 차량에 탑승한 승객이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과연 자율주행차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트롤리딜레마에 빠진 자율주행차

사람이 운전하는 경우라면 이런 상황에서는 본능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결국 문제는, 이 차량에 어떤 규칙을 미리 입력해 둘 것인가로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을 설명할 때 종종 등장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입니다.
원래는 철도 선로에서 소수의 희생과 다수의 생명 중 무엇을 선택할지를 묻는 윤리적 사고 실험이었지만, 오늘날 자율주행차 논의에서도 핵심적인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정답을 제시한 나라도, 연구자들도 없습니다.
기술을 넘어서, 윤리와 철학, 그리고 사회적 가치에 관한 매우 깊은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탑승자를 먼저 보호할 것인가, 보행자를 먼저 지킬 것인가

자율주행차의 윤리적 판단을 설계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탑승자 우선 보호'입니다.
차를 구매하거나 탑승한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 차를 구입했는데, 다른 사람을 위해 내 안전을 희생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보행자 우선 보호'입니다.
차량은 본질적으로 강력한 물체입니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보행자를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특히, 도로 교통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약자 보호입니다.
따라서 보행자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관점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탑승자만 보호하면 보행자가 위험해지고, 보행자만 보호하면 탑승자가 차를 신뢰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자율주행차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보급 속도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전 세계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MIT(미국 매사추세츠공대)에서는 이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모럴 머신(Moral Machine)'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자율주행차가 딜레마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는 실험이었습니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서양 국가에서는 "나이 든 사람보다 어린 생명을 우선 살려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동양 국가에서는 "법규를 준수한 보행자를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명의 가치 외에도 "사회적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의사나 과학자와 같은 직업을 중요하게 본 경우입니다.


이 실험이 보여준 것은 명확합니다.
문화와 사회적 가치관에 따라 윤리적 판단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자율주행차를 설계하는 기업들은 단일한 글로벌 기준을 만들지, 지역별 맞춤형 윤리 프로그램을 개발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기술 문제를 넘어선, 깊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자율주행차 사고에서 또 하나 중요한 쟁점은 바로 책임 소재입니다.

자율주행차가 잘못된 판단을 내려 사고가 발생했다면,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차량 소유자가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까요?

아니면 누구의 책임도 아닐 수 있을까요?


현재는 대부분 제조사나 차량 소유자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형태로 논의되고 있지만,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운전자 과실'이라는 개념이 점점 모호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국의 법체계도 다릅니다.

일부 국가는 제조사의 무과실 책임을 강조하고,

일부 국가는 최종 소유자가 통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어떤 국가는 공동 책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AI 윤리 법, 데이터 사용 책임 법, 자율주행차 전용 사고 처리법 등 새로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기술은 빠르게 진보하지만, 법과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현실입니다.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미래

"자율주행차는 누구를 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히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합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완벽한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장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자율주행차를 선택할 때,

차량이 채택한 윤리 기준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를 이해하고 동의할 필요가 있으며,

사회 전체가 투명하고 공정한 논의를 지속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기업과 정부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추구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알고리즘을 만들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누구를 살릴 것인가"는 기술자나 정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답을 찾아야 할 질문입니다.

자율주행차는 단순히 편리한 이동수단을 넘어,
우리 사회의 윤리적 성숙도를 시험하는 거울이 될 것입니다.